겨우 반나절 본 남자에게 혼이 빠질 수 있었던 순수했던 스무 살. 혼자만 마음에 담았던 남자와 10년 후에 다시 만났다. “누구……세요?” 대문 안에서 날카롭게 눈을 번뜩이고 서 있는 처음 보는 남자. 큰 키에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도 그렇고, 집 안을 쓱 둘러보는 눈빛이 왠지 위협적이다. ‘요즘 동네에 도둑이 생겼어. 효원 씨도 출근할 때 문단속 잘해요.’ 순간 떠오르는 생각에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여, 여보! 자, 자기야? 해솔이 아빠, 나와 봐요. 누구 찾아왔어요.” 혼자 있는 게 아니라는 분위기를 한껏 연출했다. 그런데 줄행랑을 쳐야 할 남자가 오히려 그녀에게 다가온다. 이봐, 방향이 틀렸잖아! “그 해솔이가 반. 해. 솔? 그 애 아빠가 그쪽 남편이고?” 심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반해솔은 내 아들인데, 그럼 그쪽이 내 마누라가 되는 건가?”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그럴 리가 없어.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지만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망가져? *이 도서는 종이책 버전 완전판을 15세로 개정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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