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유람하는 것이 꿈이었던 소윤서는 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최연소 영춘화로 발아한다. '황후의 재목'이라는 평을 듣고 부친의 욕심으로 인해 사저에 갇혀 자유를 잃고 자랐는데. 마침내 성년이 되는 해, 입궁을 보름 앞두었을 때 소윤서는 영춘화로서의 영광과 의무를 등지고 집을 벗어나 도망치게 된다. 그리고 도망길에서 의문의 사내와 만나 그와 동행하게 되는데. 항구까지만 동행할 짧은 인연. 그러나 가까워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무심하고 냉정한 외양과는 달리 사내는 너그럽고 다정했다. "나리께서는 좋은 상관이신 것 같습니다." “네 먼 길을 갈 거라면 길에서 만난 이는 쉬이 믿지 않는 게 좋아.” “나리도요?” “글쎄. 무엇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없지.” 점점 그에게 기우는 마음을 막을 수 없었다. 연정이었다. 자신은 도망자이고 결국 떠나야만 하기에 접어야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리하여 윤서는 차마 묻지 못했다. 그가 왜 그런 눈으로 자신을 보는지. 만약 그걸 알게 된다면, "나리, 제가 좋으세요?" 이 굳은 다짐과 목표가 뒤집힐 듯 흔들리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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