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에는 일부 잔인한 장면 묘사와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개벽’ 이후 모든 생물들이 거대해지고 생태계 피라미드의 최하층으로 추락한 인간만이 성장을 멈춘 채 도태된 세상. 척박하고 야만적인 4구역에서 근근이 살아가던 리원은 제 손으로 스승을 죽인 날, 기억을 잃은 몹시 ‘아름다운’ 남자를 주웠다. “너도 내가 누군지 모른다는 거야?” “어.” “……그럼 왜 데려왔는데?” “……예뻐서?” 그의 정체는 오염을 정화하는 정련. 가만히 있어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고귀한 존재였다. 그래서일까. 약해져 있다곤 하나 결코 길들일 수 없는 맹수라는 걸 분명 아는데, 그럼에도 손아귀에 쥐고 싶다. “기억 말이야. 그건 네가 죽는 순간까지 영원히 남는 거잖아.” 리원은 남자가 평생 품고 살아갈 불꽃처럼 강렬한 기억, 딱 그거 하나만 남기고 싶었다. “그러니까, 난 잊어버리지 마.” “…….” “영원히. 응?” 아이처럼 조르는 속삭임은 그를 구속하는 저주 같았다. “난 널 보면 허기져. 네가 사라져서 다시는 못 먹게 될까 봐 불안해 미치겠어.” 그러나 남자는 어느 순간부터 저 살벌한 집착에 위안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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