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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언제나 차가운 눈으로 세계를 오시하며,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얼음 황제라고 불렸던 자신이, 신붓감 따윈 제비뽑기로 충분하다고 큰소리쳤던 자신이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한낱 계집아이의 알몸에 넋이 나가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아쉬레는 수치심을 참으며 속살을 내보인 이 소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달콤해서 미칠 듯한 이건 대체 무슨 감정일까. 의연하게 옷을 벗는 것처럼 보였지만, 문득 눈에 들어온 카리나의 손가락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쉬레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말려야 한다. 이 이상 그녀를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쉬레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카리나는 재촉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황급히 하나 남은 드로어즈의 끈을 풀었다. 매끈한 허리에서 풀썩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가리고 있던 천이 아래로 미끄러졌다. 훤히 드러난 그녀의 나신을 보니, 꽃눈을 숨기고 있는 은밀한 부분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쉽게 상상이 갔다. 그러나 그건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될 소중한 곳이다. 아쉬레는 웃옷을 벗으며 성큼성큼 다가가, 제 옷으로 재빨리 카리나의 몸을 가려 주었다. 드로어즈가 완전히 바닥에 떨어진 게 바로 그 순간이어서, 덕분에 알몸이 되는 건 면할 수 있었다. 웃옷으로 감싼 카리나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지금의 행위가 얼마나 그녀에겐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을까. 아쉬레는 웃옷으로 감싼 그녀의 몸을 안아 들고, 침실로 이동했다. 이불이 걷힌 침대를 보자마자 질겁하는 그녀를 억지로 침대 위에 눕히고 이불로 몸을 감싸 주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원래 방으로 돌아가, 카리나가 벗어 던진 드레스와 속옷을 주워서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 “입어.” 그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방을 나갔다. 아쉬레는 문을 닫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대로 안아 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그럴 생각이었고, 자신도 강한 욕망이 치솟는 걸 느꼈다. 그러나 욕망에 이끌려 행동하면, 자신은 정말 짐승만도 못한 놈이 될 것이다. 애당초 억지로 하는 건 자신의 취향이 아니다. 그러니 그만 진정하라고, 아쉬레는 언뜻 보기에도 알 수 있을 만큼 기세등등해진 사타구니를 타일렀다. 어느샌가 벨라가 곁에 와 있었다. 따듯한 털가죽에 손가락을 묻으며, 아쉬레는 투덜거렸다. “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그 상냥한 갈색 눈동자가 혐오로 물드는 걸 보고 싶었던 게 아닌데. 좀 더 빨리 말렸어야 했겠지만, 나도 모르게…….” 벨라가 알면 사과하라는 듯이 머리로 무릎을 밀며, 침실 쪽으로 유도하는 걸 보고 쓴웃음을 띠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 남자란 긍지와 체면을 중요시하는 생물이거든, 벨라.”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쉬레의 눈은 근심이 가득한 채로 닫힌 침실 문을 응시하고 있었다. 벨라가 낮게 울었다.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것 같아서, 아쉬레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먼저 나와 주면, 나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중얼거린 아쉬레는 시종을 불러서 다과 준비를 지시했다. 진하게 우린 차를 다 마셨을 때쯤에는 그녀도 어떻게 할 것인지 결단을 내릴 것이다. 나오지 않으면 시녀를 불러서 그녀를 맡길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수치스러운 순간 후에도 먼저 행동할 만한 기개를 지닌 소녀라면, 이쪽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 줘야만 할 것이다.

작품 정보

〈황제가 반한 신부〉는 아라라기 소우시·타치바나 카오루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슈가 노블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9 늘어 누적 85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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