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사람으로 변할 수 있지만 인간을 끔찍하게 싫어해 무리를 짓고 숨어 살던 호족들에게 어느날 황궁에서 사자가 찾아온다. 사람 한 명을 찾아내면 앞으로 호족에게 관여하지 않겠다는, 그러나 거절한다면 멸족하리라는 황궁의 명령. 그런 정치 싸움에는 일절 관심 없는 윤은 무리를 떠나 거대한 산맥 깊숙한 곳에 잠시 숨어 들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가 당도한 곳에는 이미 사람이 있었다. 눈 먼 약초꾼인 그에게 윤은 어쩐지 모르게 끌리게 되는데…. “당신입니까?” 그 말에 손끝이 움찔거렸다. 그를 처음 봤을 때처럼 가슴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저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가 계속 누군가를 기다렸다는 것과, 그 기다림의 대상이 다름 아닌 나였다는 것을. 그러자 흔들리던 심중이 뚝 멎었다. 대신 그 자리로 꽃이 피었다. 초봄이면 조팝나무처럼 풍성하게 피어나는 하얀 꽃나무였다. “혹, 거기 있는 겁니까?” 그렇게 말한 그가 마루 아래로 내려왔다. 달도 뜨지 않은 밤이었다. 하지만 애당초 보지 못하는 약초꾼은 큰 어려움 없이 움직였다. 그는 곧 마당을 맴돌기 시작했다. 내 시선은 그런 사내에게 붙들렸다. 그는 계속 내게 말을 걸었다. 거기 계십니까. 당신입니까. 당신이십니까. 이름을 여쭈어 죄송했습니다. 계십니까? 계십니까? 고약은 잘 보관해 두었습니다. 이름은 이제 묻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계십니까? 거기 계십니까? 눈동자가 일렁거렸다. 시야도 함께 일렁였다. 가슴에서 피어난 꽃나무의 향기에 숨이 다 막힐 지경이었다. 속이 답답했고 상대는 미련했다. 그럼에도 계속 지켜보고 싶었다. ‘계십니까?’ 하고 마당을 맴도는 말을 더 듣고 싶었다.
작품 정보
〈환인〉은 블랙마인드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비욘드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18 늘어 누적 86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