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스틸리아는 부족하나마 긍지를 그러모아, 떨리는 목소리로도 리토스를 노려보았다. 죽어도 두려워 울고불고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군요. 확실히 악역이네요. 저는 이제부터, 옛 주인을 범하고 완전하게 더럽혀 버릴테니까요.” “……읏!” 재차 고해진 그 말은, 스틸리아의 귀에 너무나도 생생하게 울려 정신을 휩쓸었다. 눈을 여러 번 깜빡여서 뿌예지는 시야를 되돌렸다. “이 무구한 몸을 탐하고, 다른 것을 거부하는 덧없는 막을 뚫고, 누구도 닿은 적 없는 가장 깊은 곳에, 내 씨를 뿌리는 거예요.” “그만둬……!" 귀를 막고 싶어지는 음란한 말에 어지러워졌다. 그런데도, 무언가가 안에서 꿈틀거렸다. “어째서?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서 불안하시죠? 그러니 제대로 파악해 두세요. 자신이 이제 누구에게 안기는 건지.” 당면한 압박감은 지금까지 전장에서 만난 어떠한 강적과 대치했을 때에도 느껴보지 못했을 정도로 무거운 것이었다. 흔들리는 시선을 붙잡으려는 듯이 턱을 붙잡혔다. 다가오는 리토스의 얼굴을, 눈을 깜빡이지도 못하고 바라보았다. “……입맞춤은, 눈을 감고 하는 겁니다. 배우지 않으셨습니까?” 쓴웃음을 짓는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와, 순간적으로 뺨이 타오르듯 달아올랐다. 그런 모습을 리토스에게 모두 보이는 것도 부끄러웠다. “입맞춤 따위, 필요 없잖아……! 나를 욕보이고 싶다면, 빨리 그리 하면 될 일이다.” 연인처럼 상냥한, 달콤한 태도를 꾸며내는 것은 무의미하다. 약한 자신은 쓸데없는 기대를 해 버리고 만다. 비참하게도 그런 생각을 할 정도라면, 차라리 괴롭혀 주길 바랐다. “……당신은 잔인하네요. 그렇게, 저를 천국에도 지옥에도 데려가 버려요.” “무슨……?” 아름다운 얼굴은 왜곡되어 울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럴 리가 없는데, 리토스가 슬퍼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어 혼란스러웠다. 그는 지금, 오랜 원한을 갚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기분이어야 할 텐데. “그럼, 원하시는 대로 부숴 드리지요. 제 마음대로 유린하고, 빼앗아 버리겠어요.” “……후, 앗!” ***** 왕인 아버지에게서도, 어머니에게서도 업신여김을 당하는 공주 스틸리아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노예 리토스에게 허락받지 못할 마음을 품고 있다. 그는 일찍이 자신의 나라가 멸망시킨 나라의 생존자. 스틸리아는 리토스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노예로 삼았다. 그로부터 십여 년, 이 삐뚤어진 관계에서 그를 해방시키고자 결심한 스틸리아의 앞에서 리토스는 홀연히 모습을 감추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리운 이는 반역자가 되어 있었다. “당신을 속박하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겠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듯한 그에게 매일 밤 쾌락을 가르침 받는 극단의 주종역전 로맨스.
작품 정보
〈주인과 종의 애정사슬〉은 하토야 유카리·야마노베 리리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메르헨노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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