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도서에는 위계 · 위력에 의한 감금 및 강압적인 관계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어린 나이에 사고로 온 가족을 잃은 로제니아. 혼자 남겨진 그녀는 오라버니의 절친한 친구였던 루테체 대공에게 거두어져 대공성에서 자라난다. 입양과 후견인 지정에 까다로운 제한을 둔 제국법 탓에 불가피하게 약혼의 형태를 취하긴 했지만, 실상은 터울이 큰 남매처럼 지내 온 두 사람. 로제니아는 자신을 길러 준 이스카리온을 마음에 담지만, 그는 성년이 된 그녀를 여전히 어린 여동생으로만 대하고……. 자신이 그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생각에 로제니아는 결국 먼저 파혼을 통보한다. 하지만, 떠나기를 결심했던 다음 날. “뭘 단단히 착각한 모양인데. 나는 영애를 내 동생이라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이스카, 오, 라버니…….” “그동안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다고, 진짜 오라버니인 줄 알았어?” 천장에 거울이 달린 낯선 침실에서, 깨어난 그녀가 맞닥뜨린 건, 언제나 다정한 오라버니였던 그의 처음 보는 차가운 얼굴이었다. “어떨까. 내가 충분히 만족할 때까지 여기 있으면서, 지금껏 키워 준 값을 몸으로 갚는 건.” “이런 건 너무하잖아! 나도, 나도 이제…… 다 컸는데.” 로젠이 몸을 움츠리면서도 야무지게 항의했다. 작아진 목소리가 잔뜩 억울했다. “로지, 다 컸으면 어른답게, 네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이렇게 그냥 도망가려 하면 되겠어?” 이스카리온이 차분히 말하며 훅 다가섰다. 단단한 손가락이 할 말을 잃은 로젠의 턱을 쥐고 제 쪽을 보게 했다. “애초부터 널 더 엄격하게 길렀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오냐오냐했어, 그렇지?” “아, 아파, 오라버니…….” “그러니 이제라도 버릇을 좀 가르쳐 볼까.” 휙. 불시에 막을 틈도 없이 그의 손에 옷이 잡혔다. 로젠은 반사적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눈에 보이는 광경이 믿기지 않아 얼어붙었다. “아, 어, 어떻게……!” “그러니까,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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