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멍키스패너가 수정을 음흉하게 노려보던 남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풀썩 쓰러지는 남자에 움찔 떠는 수정을 향하는 눈은 사나웠다. 거실에 쓰러진 사람의 머리 쪽에서 꿀렁꿀렁 피가 새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 저택의 주인인 성 회장은 규석을 작정하고 엿 먹인 것이다. 규석에게 수십억의 빚을 지고 상환을 약속하고는 어디론가 증발해 버렸다. 딸만 놔두고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예상 못 했다. 만약 수가 틀어지면 자기 딸이 어떤 일을 겪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성 회장이었으므로. 저택에 찾아온 후에야 성 회장이 도피했다는 것을 안 남자는 수정을 겁탈하자고 했었다. 그걸 듣고 있던 규석이 욕설과 함께 말을 꺼낸 제 부하의 머리를 깨 놓은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 “네?” “내가 널 구해 준 것 같아, 아닌 것 같아?” 턱을 비스듬하게 젖힌 채 씩 웃는 규석의 모습에 수정은 생전 처음 느끼는 종류의 공포를 느꼈다. 이런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앞에 선 남자는 무서웠다. 압도적이었고, 색이 진했지만 무채색이었다. 곤두서 있고 결이 거칠다. 그리고 피폐했다. 구둣발이 피 웅덩이를 밟고 수정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지는 그의 뒤로 붉은 발자국이 남았다. 연장을 휘둘렀던 손이 수정의 팔을 잡아 그대로 일으켰다. 수정이 거부하는 것이 불가능한 힘이었다. 여전히 웃음을 유지하고 있는 규석의 얼굴이 코앞으로 가까워지자 숨이 턱 막혔다. “애인 있냐?” 수정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심장이 목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진실이 분명한 수정의 대답에 규석의 웃음이 더욱 뚜렷해졌다. “잘됐네. 내가 공유하는 걸 안 좋아해.”
작품 정보
〈상처녀의 집에 피폐남이 침입하면〉은 고원희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허니서클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10 늘어 누적 65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