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로한 보임(공): 인류의 위대한 공학자인 아버지는 병약한 어머니가 죽는 순간까지 로봇에만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모든 문명을 거부하며 사막의 작은 집에서 음악을 하며 지낸다. 꿈은 음악으로 번 돈으로 과학기술이 없는 인류 최후의 보금자리 ‘오트라’로 가는 것이다. *바렌(수): 일련번호가 훼손된 채 로한의 집 앞에 버려진 안드로이드.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며, 그들의 감정을 완벽히 이해하고 공감까지 하는 고급형 로봇이다. 예쁜 얼굴에 귀여운 애교로 로한의 마음을 자꾸만 혼란스럽게 한다. “AI 28호, 고통을 느끼면 오류가 생기니 조심히 다뤄 주시기 바랍니다.” “어, 어. 그, 그래. 이, 이름이 뭐야?” “바렌.” 안드로이드를 누구보다 싫어하는 로한, 그런 그의 집에 안드로이드가 떨어졌다. 그런데 이 안드로이드, 왜 이렇게 질척대는 거지? 갖다 버려야 한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지만, “다리가 아파요.” “저기 가서 자. 여긴 내 침대야.” “다리가 아파요. 허리도 아파요.” “…이불은 따로 덮어.” 축축하게 젖은 이 기계의 눈동자를 보면… 차마 버릴 수가 없다. 너, 대체 언제까지 우리 집에 있을 거니? [본문 발췌] “로한.” “응.” “자요?” “아니.” “왜 안 자요?” “잠이 안 와서.” 잠시 침묵. “너는 왜 안 자.” “수면 충전해야 하는데 접지가 안 돼요.” “왜?” 내 물음에 그가 잠시 말이 없더니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조심스레 내 침대로 다가왔다. “오류가 난 것 같아요.” “무슨 오류.” “자꾸 한 구간이 반복 재생되고 있어요.” 그는 털썩 침대에 걸터앉았다. 나는 누운 채 이불을 목까지 올리며 경계했다. “어느 구간이?” “아까, 로한이 내 앞에서 눈을 감던 모습.” 입술 닿기 직전을 생각하다니. 나랑 같은 구간이 반복되는구나. 속으로 뜨끔 했다. “렉 걸렸나 보네.” 나는 애써 덤덤하게 말하고 휙 등 돌려 누웠다. “이거… 에러 어떻게 치료하는 줄 알아요?” 그의 조심스러운 음성에 나는 다시 몸을 돌렸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진심으로 구간 반복되는 자신의 머릿속이 두려운 듯했다. “기계는 때려야….” 나는 몸을 일으켜 손을 들었다. 머리를 때리려는데, 그의 눈이 순간 질끈 감겼다. 갑자기 심장이 뭉클했다. 차마 때릴 수가 없다. 나는 천천히 손을 내려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잊을 수 있을 거야. 별거 아니니까.” 나는 두 번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톡톡 쳤다. 그는 약간 고개를 숙이며 칭찬받는 강아지 마냥 내 손바닥에 머리를 비볐다. 이런 애교는 어디서 배우는 건지 원.
작품 정보
〈사막에서 안드로이드를 주웠다〉는 라비크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베아트리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9 늘어 누적 68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