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근데 말이야. 그럼 윤 비서는,” 그가 흥미 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다. 무언가 기분이 나쁘면서도 뒤이을 말에 긴장이 되었다. 목울대가 크게 한 번 꿀렁거리면서 침이 꿀꺽 삼켜졌다. “생각보다 남자 경험이 많나 봐? 섹스는 영, 소질이 없던데.” 두 눈이 크게 뜨이며, 입을 벙긋거리던 재이가 황급히 제 입을 가렸다. 너무 놀라 하마터면 고함을 지를 뻔했다. “본부장님, 그날……그건!” 정확히 짚고 싶어도 ‘섹스’라는 말을 꺼냈다가 누가 들을까 무서웠다. 재이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날 뭘 말이야?” 이렇게 동요하면 할수록 상대에게 약점을 쥐여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인드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다. 머리를 써야 하는데, 머리가 돌아가지 않으니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어째 말을 하면 할수록 깊은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애석하게도 그는 그날 일을 그냥 넘길 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럴 땐 냅다 줄행랑을 치는 게 답이다. 피한다고 해서 일이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그래도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개를 푹 수그린 재이가 서둘러 뒤를 돌아 문고리를 잡았다. “그, 그럼 전 이만.” 황급히 밖으로 나가려던 그때, 음험한 말이 그녀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도망치면 뭐가 달라지나?” 재이가 멈칫한 사이, 그가 그녀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었다. 손바닥에서부터 느껴지는 열기에 몸이 흠칫, 떨려왔다. 뒷덜미로 그의 숨결이 내려앉았다. “흐읍……!” 재이가 크게 숨을 들이켰다. 등덜미가 쭈뼛, 서면서 소름이 끼쳤다. 휑한 목으로 끈덕지게 달라붙는 뜨거운 숨결에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한 걸 가까스로 버텨 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되어버렸다. 그 순간, 자신의 손을 감싼 그의 손이 딸깍, 하고 문을 잠갔다. 재이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애써 부여잡고 있던 마지막 한 올의 이성까지 송두리째 빼앗긴 느낌이었다.
작품 정보
〈본부장님과 발칙한 밤을〉은 최이서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라미북스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3 늘어 누적 45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