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사람 대가리를 쳤으면 사과를 해야지.” 열일곱 살 진새봄의 인생에 굴러들어온 커다란 고난, 이도현. 그 존재감이 어찌나 뚜렷하고 압도적인지 차마 무시할 수도 없는 남자는 새봄의 평온한 일상을 엉망으로 휘저어놓았다. “이건 착한 거야, 멍청한 거야.” 시도 때도 없이 구박을 일삼고, “앞으로는 나 불러, 그럼.” 가장 힘들 때 저를 부르라며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더니,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맞아.” 제멋대로 마음에 뿌리까지 내리고 말았다. 함께한 두 번의 여름과 각자가 흘려보낸 아홉 번의 여름. 마침내 맞이한 열 번째 여름에 두 사람은 재회했다. “누구 마음대로 마침표를 찍어. 난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아흔아홉 번을 못되게 굴다가도 꼭 한 번씩 다정하게 굴던 남자. “나 두고 다른 남자 만나지마.” 그는 또 한 번 새봄의 평온한 일상에 소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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