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사이에 친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지상파 요리 프로그램 PD 소연, 오랜 친구인 이탈리안 셰프 도헌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섭외하는데, 그녀에게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도헌에게 묘하게 흔들린다. “솔직히 헷갈려. 널 향한 내 감정. 그래서 그 감정을 좀 확인하고 싶은데.” “감정을 확인하고 싶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키스해 보면 알겠지. 너를 향한 내 감정이 어떤 건지.” 도헌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친구니까 안 된다는 법이 있어? 친구끼리 하면 안 되는 거야?” “내 말은, 우리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으면 안 된다는 거야.” “선은 넘으라고 있는 거야.” 그녀의 몸이 산산조각 나는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남자와 만나서 네가 힘들어하는 걸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어떤 생각?” “내가 네 애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그래야 네가 힘들지 않을 것 같아서.”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라 그의 손목을 잡았지만 힘은 실리지 않았다. 귓가에 속삭이듯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지금 하고 싶은데, 진소연이랑.” 흑요석을 닮은 그의 까만 눈동자에 지독한 탐욕이 서려 있었다. 입술을 꾹 깨문 소연이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 “이 순간 이후로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봤어?” “우리가 한번 한다고 헤어질 것 같아?” “그래도 알 수 없잖아. 어떻게 될지.” “그럼 해 보면 알겠네.” “…….” “어떻게 되는지.” 도헌이 소연의 손을 잡아끌었다. 벽에 그녀를 밀치더니 그대로 키스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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