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늘 말했다. 여자의 욕망은 오염이라고. 로아는 그 말을 의심 없이 삼켰다. 설렘을 느끼면 죄책감에 잠 못 이루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조차 스스로를 혐오할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욕망을 부정하며 살아온 그녀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철망 너머로 바라만 보던 사람. 얼굴조차 제대로 본 적 없는 사람. 그를 떠올릴 때마다 심장은 이유 없이 불편하게 뛴다. 그리고 그 감정이, 무엇보다 두려웠다. 아버지가 그토록 경멸하던 ‘그런 여자’가 자신 안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이 감정은 사랑일까, 타락일까. 억눌러 온 신념과 처음 마주한 욕망 사이에서 로아는 선택해야 한다. 부정하며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처음으로 인정할 것인지. 금기 위에 놓인 감정, 통제된 삶 속에서 피어나는 욕망. 이 사랑은 구원이 될까, 혹은 되돌릴 수 없는 파멸일까.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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