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의 일 때문에 하루아침에 한라 그룹 후계자 낙하산 류강진의 상무이사실 소속이 된 예서은. “아, 진짜 말 더럽게 안 듣지. 둘만 있을 땐 말 좀 편하게 하자니까.” “저는 존댓말이 편합니다만.” 과거의 일로 얻은 부담감과 상사와 비서로서의 위치를 되새기며 필사적으로 선을 긋지만. 다른 사람이 있건 없건 직진하는 상사 때문에 사내 특별취급을 받는 것처럼 되어버려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진다. 무슨 특별취급이 그따위냐고. * “유혹하는 거 아니면 이러지 말지. 사람 괜히 두근거리게.” “방금 넘어질 뻔했다고요.” 안은 게 아니라 부축이라는 거다. 이 싸가지야. “다리에 힘을 더 줘 보세요.” “줬어.” “더 줘야죠. 똑바로 서보라고요.” “어디 세워봐.” 이 자식이 진짜. “비 와. 우산 가져가.” “그렇게 걱정이 됐으면 대리를 부를 것이지 왜 날 불러. 돈도 많으면서.” “자고가라.” 고개를 들자 강진과 눈이 마주쳤다. 술에 취해 흐려진 눈이 아니었다. “너, 안 취했구나.” 나쁜 자식. 더 화가 나는 건 쇼인 줄도 모르고 한심하게 군 자신이었다.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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