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이래 쭉 미슐랭 스타 수성, 분기별 신메뉴마다 호평 일색. 셰프로서 질주 중이던 재건의 성공 가도에 불현듯 아기 사슴 한 마리가 겁도 없이 툭 등장했다. “저한텐 놋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으니까요.” 꼿꼿한 자세에 가느다란 목선, 야무진 콧방울에 크고 맑은 눈동자. 비리비리해서는 버틸 수나 있을는지 코웃음 쳤건만, 빠릿빠릿하게 키친을 겅중겅중 종횡하니 헛웃음 난다. “솊, 가끔 이렇게 저랑 같이 자 주시면 안 돼요?” 불면을 앞세워 단잠을 쟁취하려는 잔꾀까지, 딱 야생 동물의 그것이었다. “아직 안 졸려요, 솊…….” 재건에게 와르르 무너져 안긴 해솜이 잠꼬대처럼 옹알거렸다. 이를 악물고 붙잡은 자제력이 뒤흔들리고 있다. 짐승 새끼도 아니고, 열 살이나 어린 놈한테 이게 무슨. “키스만으로는 잠이 안 와요.” 상스러운 욕을 끝으로 켜켜이 다잡았던 퓨즈가 탁, 끊겼다. 그녀에겐 달콤한 숙면이 찾아드는, 그에겐 지독한 불면이 움트는 긴긴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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