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그룹 후계자 구승찬과 흥아그룹 후계자 한유주. 6개월 남짓한 만남을 서로 합의하에 끝냈다. 그리고 3년 후. 기가 막히게도 유주가 만나던 남자와 이별하는 장소에서 승찬을 재회하게 되는데……. * “측은지심은 어때?” 승찬이 단조롭게 내뱉었다. 유주가 눈을 크게 떴다. “측은지심이요?” 자신이 잘못 들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인지 유주가 어이없는 기색을 숨길 생각도 없이 물었다. 승찬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불쌍한 남자 하나 구제한다 생각하고 만나보라는 거야.” “설마 그 불쌍한 남자라는 게 당신을 지칭하는 건 아니죠?” “맞는데?” “하?”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의 승찬의 말에 기가 찬 유주가 짧은 탄식을 뱉었다. “세상에서 측은지심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딱 한 명 뽑으라면 난 두 번 생각 하지 않고 당신을 뽑을 수 있어요. 대체 어딜 봐서 당신과 측은지심이라는 단어를 연결할 수 있대요?” “네 앞의 난 세상 불쌍한 놈이지.” 단호한 어조였다. 유주는 고개를 흔들었다. 금방이라도 배고픈 야수로 돌변해 눈앞의 자신을 잡아먹으려 들 것 같은 눈빛만 봐도 ‘세상 불쌍’이란 말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진심으로 물을게요. 내게 이러는 이유가 뭐예요? 혹시 아버지에게 복수 같은 거 하고 싶어요? 당신의 자존감을 무너뜨린 아버지를 용서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날 이용해 보여주려는 거예요?” “얘기했잖아. 널 놓을 수 없었다고.”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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