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해는 지고 어둠이 내린 시각. 집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자 바하가 눈을 살며시 떴다. 하지만 이 집에 찾아올 사람은 없기 때문에 잘못 들었겠지 싶어 다시 눈을 감으려고 하는데 다시 한 번 끼익 소리가 들려왔다. 잘못 들은 게 아니다. 스프링처럼 몸을 일으킨 바하는 조심스레 방문을 열어 아래층을 바라봤다. 어머니? 아니다. 오늘 봤던 방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모친인 노엘라는 아니었다. 그럼 누구지…? 철컥. 이번엔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였다. 열쇠까지 가지고 있다는 건 진짜 어머니인가? 바하는 조심스레 방에서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거실 전등 스위치가 있는 곳으로 가 서 있었다. 곧 현관문이 열리고 사람이 들어왔다. 키가 컸다. 남자다. 그 사람이 신발을 벗고 거실로 발을 내딛는 순간 바하는 스위치를 켰다. 갑작스런 빛에 남자는 눈을 가렸다가 살며시 손을 치웠다.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바하의 눈이 커졌다. 왜 그가 지금 이 곳에 있는지, 왜 자신의 집 열쇠를 들고 있는지, 왜 저렇게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것인지. 「왜 리안 당신이….」 작게 내 뱉은 바하는 그 자리에 서서 에이드리안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피아노 때문에 울고 웃는 음대생인 바하와 그의 화려한 동거인, 에이드리안 케네일. 본의 아니게 시작된 동거 생활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두 사람에게 변화를 가져온다. [2권] 느릿하게 올라간 그의 손은 이윽고 바하의 얼굴에 닿았다. 앳된 얼굴은 사라지고 여러 일은 겪어 그의 인생의 깊이가 전보다 깊어졌음을 알 수 있는 얼굴이었다. 에이드리안은 엄지로 바하의 눈 주변을 부드럽게 만졌다. 얼마나 이 눈과 마주치고 싶었나. 이 눈을 바라보며 그의 이름을 얼마나 부르고 싶었던가. 에이드리안은 바하의 얼굴 구석구석을 살피느라 정신없었다. 바하가 한숨을 쉬었다. “내 얼굴 감상하려고 온 거면 그냥 돌아가.” 입술 아래의 살짝 들어간 부분을 만지고 있을 때 들린 목소리였다. “…아닙니다.” “그럼 얘기해.” 차분한 바하의 얼굴은 에이드리안의 이야기를 언제든 들을 준비가 됐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자신’을 먼저 생각해 생겨버린 골짜기. 매우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은 앞으로 내민 한 발자국을 도로 돌아오게 만든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은 뜻대로 안 되는 거라고 했던가. 큰 맘 먹고 내민 두 발자국은 빠르게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작품 정보
〈바하에 어서오세요〉는 헤스타리아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styleB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7 늘어 누적 60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