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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현노을 옮김 “방에는 처음 보는 그림이 있었어. 기억에는 없는데, 화풍을 보아하니 내가 그린 그림인 거야. 그리고 소중하게 갖고 돌아갔다는 액자에 딱 맞는 크기였지.” 거기서 루퍼스가 일단 말을 끊었다. “그 그림에는――.” 무언가, 몹시 말하기 거북한 듯 한 번 심호흡한 그는 카렌의 이마에 입술을 대고 말을 이었다. “그 그림에는 눈을 떴을 내 나를 쳐다보던 여성이 그려져 있었어. 카렌, 네 초상화야.” “저의……?” 배 속에는 묵직한 통증이 남아 있다. 사라진 건 되찾을 수 없다. 잃어버린 기억도 돌아오진 않는다. 그런데도 카렌은 눈물이 나올 만큼 행복해졌다.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사람은 카렌이 모르는 곳에서 초상화를 그려 주었다. 루퍼스라면 분명 카렌이 디센드에 왔을 때 보여 줘서 놀라게 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루퍼스, 고마워. 날 사랑했던 기억이 사라진 뒤에도 당신의 마음은 남아 있구나. 행복의 절정과, 그게 전부 과거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절망. 애매모호한 미소를 지은 카렌은 살며시 손바닥으로 뺨을 가렸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의사들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다고 해.” 기억은 의사가 손을 댈 수 없는 영역이다. 아마 약을 먹는다고 낫는 부류가 아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나는 떠올리고 싶어.” 루퍼스가 분명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똑바로 이쪽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오직 카렌만을 비추고 있었다. ――떠올리고 싶다고……? 나와 함께 보낸 시간을 되찾고 싶으신 거야……? “전하, 그건…….” “왜 나는 너와 결혼하려고 했을까. 몸에 농락당한 건 아니었던 거잖아? 그렇다면 나는 카렌을 사랑한 건가? 왜, 어떤 식으로…….” 점점 그의 표정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손가락이 머리에 감은 붕대를 쥐어뜯었다.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 카렌, 나는…….” “안 됩니다. 지금은 몸을 쉬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자신의 몸을 더 소중히 다뤄 주세요.” 카렌은 고개를 젓고 그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미약하게 떨리는 손끝이 애달팠다. 이 사람은 자신이 사랑한 루퍼스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한 루퍼스이기도 하다. 그 사실을 절절히 느낀 카렌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이 이상 괴롭게 하고 싶지 않다. 상처받고 기억의 바다에서 발버둥 치는 루퍼스를 자신이라는 속박에서 해방해 주는 것만이 카렌에게 남은 마지막 사랑법이라 느꼈다. “――저는 사랑해 주셨던 기억만으로도 살 수 있습니다. 정말로 행복했어요. 그러니 조금 전 일에 대해서도 부디 신경 쓰지 마세요. 후에 재상님께 인사하러 가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아바넬로 돌아갈 테니――.” 다시금 얼굴을 들었다. 이미 결심했다. 주저는 없다. 순결을 잃은 것도, 그 아픔도, 그의 열도――자신만이 기억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하지만 루퍼스가 다그치듯 소리쳤다. “누가 돌려보낸다고. 소국의 왕녀라고 해도 결혼 전에 남자를 안 몸으로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겠다고?!” “그건――괜찮습니다. 누구와도 결혼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해 주시겠어요?” 그녀의 기억 속에서 사는 루퍼스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게다가 루퍼스가 바랐기 때문에 결혼하기로 했지만, 사실 나와 그는 수준 차이가 너무 나. 아바넬의 왕녀를 신부로 삼아 봤자 이 나라는 얻을 게 없는걸. “그러니까 나와 결혼하라고 말했잖아!” “전…… 으으읍…….” 입술을 틀어막아 물리적으로 반론을 차단해 버렸다. 루퍼스를 루퍼스로서 인식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얼굴일까. 아니면 목소리일까. 그의 성격일까. 혹은 그 신분인 걸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그다. 다만 카렌과 함께한 나날을 지금의 루퍼스는 모른다. ――루퍼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하 곁에 있으면 언젠가 떠올려 주시는 거야……? 입맞춤을 받아 달콤한 콧소리로 허덕이며 몸을 비튼 카렌은 답이 없는 질문에 가슴이 타들어 가는 걸 느꼈다. * * 카렌과 결혼을 약속했던 왕자 루퍼스. 하지만 그는 결혼식 직전에 사고로 기억을 잃어 카렌을 잊어버린다. 기억을 잃은 상태인 그를 위해 카렌은 물러나려 했지만 루퍼스는 그걸 용서하지 않았고, 그대로 결혼식을 단행해 그녀를 안는다. “내가 만지면 네 몸은 금방 달콤하게 젖어 버리잖아.” 카렌을 열락으로 이끌면서도 어딘가 차가운 루퍼스. 하지만 그의 언동 곳곳에서 예전의 모습을 찾은 카렌은 좋아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 헌신적인 그녀의 애정에 루퍼스의 마음도 어느새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슈가처럼 달콤하고 강렬한 TL 소설 슈가 노블 SUGAR NOVEL

작품 정보

〈미모의 왕자는 새 신부에게 몇 번이고 사랑에 빠진다〉는 아소 미카리·Ciel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슈가 노블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4 늘어 누적 917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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