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 “곁에 있고 싶은 걸지도 몰라요.” 딱 다섯 걸음 후. 그러나 노을이 지고, 별이 뜨고, 그 별이 새벽에 삼켜져 가는 시간만큼이나 길게 느껴졌던 다섯 걸음 후에 아이가 말했다. “곁에 있고 싶은데 가진 것이라곤 잎과 뿌리와 딱딱한 가지뿐이라서. 그래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나란하지 못한 발자국마다 잔잔한 아이의 목소리가 머물렀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다면, 곁에 있고 싶다고 수액도 양분도 죄 빼앗아간다면, 역시 겨우살이가 나쁜 걸까요.” “그걸 판단할 수 있는 건 겨우살이를 얹은 나무뿐이겠지.” 맞잡은 작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가슴이 옥죄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나무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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