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뭐하세요?” 불시로 맞닿은 두 시선이 진득하게 들러붙었다. “뭐하긴. 다친 아내를 위해 밤을 같이 보낸다는 거잖아.” “……왜요? 어색하니까 돌아가 달라고 말했지 않습니까?” “난 싫다고 말했지.” 곧바로 이목구비 못잖은 칼 같은 반응이 차강현의 입술을 벗어났다. 뭐지, 이 자식은? 송해주의 모든 감각기관에 경고음이 울린다. 생명연장의 미끼에 현혹되어 저승의 제안을 덥석 물어버린 벌인 것일까. 아무래도 잘못된 선택 같았다. 백산건설 차강현 대표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유이서가, 사망선고를 받은 해주의 육신에 자신의 혼을 숨기는 일이 발생한다. 그에 저승시스템의 교란을 걱정한 염라대왕은 해주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혼을 숨긴 원인을 알아내 이서가 깨어나도록 도와준다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달콤한 내용이다. 결국 제안을 수락한 해주는 기억상실이라는 거짓연기를 하며 백일동안 이서로 살게 된다. 하지만 진회색 눈동자부터 거슬리는 이서의 남편은 시간이 흐를수록 불편하기만 하다. “그러니까. 가람이와 나는 기억에 없는데, 그 남자는 생각났다고?” 비서였던 민우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것일까. 강현의 건조한 목소리에 담긴 서늘한 물음이 해주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남은 시간을 어떡해서든 버텨보자 다짐했던 마음인데, 어느 순간부터 평정심을 잃기 시작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해주의 통증에, 강현과의 스킨십이 치유제가 된 것을 알게 된 까닭이다. 혹시, 더 농밀한 스킨십이라면 완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간절해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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