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인생은 뒈져버린 마지막까지 재수가 없다. 추락사로 죽은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외로움에 몸서리치다 혼자 재미로 끄적인 개잡탕 BL 소설의 ‘수’로 빙의해버렸다. “조금만 뒤틀리면 사람 목숨을 무 썰듯이 써는 놈한테 나처럼 선량한 일반인이 대체 무슨 수로 살아남으라는 거야!” 다른 옆집은 빙의하면 주인공만 보이는 시스템 창이니, 빙의자의 특혜니 같은 혜택도 듬뿍 주더니. 여기는 개뿔, 세월에 흐려저 가물가물한 원작 기억만 던져준 채 저를 납치하기 위해 찾아온 남레오의 앞에 냅다 던져두기 바쁠 뿐이었다. “저는 납치해달라 한 적 없는데요!” “알아. 나도 귀가 있거든. 때론 인생에 그런 고난도 닥쳐야 낙도 오는 게 인생 아니겠어?” 하지만 미친놈이라는 단어가 모자랄 정도로 예쁘게 돌아버린 남레오에게서 탈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첫 만남부터 완벽하게 꼬여버린 관계는 그럼에도 필연이라는 듯 두 사람을 착실하게 엮었다. “내가 너 책임져준다고.” “그렇게 울고불고 애처롭게 매달리면서 책임지라는데. 마음 약한 내가 무슨 선택권이 있겠어.” “바람대로 너 책임져줘야지. 평생.” 젠장, 기구한 내 팔자. 어쩐지 평탄하게 흘러간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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