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물이 썩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다만 썩은 물을 마셔도 죽지 않기만을 바라야 하는, 타 죽을 것처럼 목이 마른 아이, 그게 바로 서머였다. 평범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서머는 아버지가 영주의 딸과 바람이 나면서 불행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어린 동생들을 홀로 책임지며 꿋꿋하게 살아보려 했으나…. [공작님 발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아. 서머, 너무 아프고 무서워. 울고 싶은데 여긴 울지도 못 하게 해.] [서머, 구해줘. 제발.] 서머의 세상은 결국 발로네크 공작 가에 의해 무너졌다. 그러던 어느 날 발로네크 공작의 막내아들이 개인 보좌관을 구한다는 소문이 돌고. '아델'이라는 귀족 영애로 위장해 복수의 기회만 엿보던 서머는 망나니로 유명한 그 아들을 찾아가는데…. “그럼 이건 어때? 내가 널 영입하는 건?” 이 망나니, 어딘가 이상하다. “아니면 우리 여기서 계속 뒹굴까?” 당신은 이 시대의 무뢰배. 내 계획을 들켜서는 안 되는 원수의 동생. 동시에 나를 이 복수의 수렁에서 건져줄 구원자처럼 자비롭고 아름다운 존재. “느낀 거야, 아델?” “…….” “그래, 잘하네.” 술에 절어 나른해진 푸른 눈과 마주하는 매 순간, 그녀는 복수보다도 깊은 감정의 수렁에 빠지고 있음을 느낀다. “도련, 님…, 도련, 니임….” “응, 아델.” 온몸의 근육은 산짐승처럼 날뛰는 주제에 소곤대는 목소리만큼은 새의 깃털처럼 보드라웠다. 가증스럽기도 하시지. “도련님은… 포장지에 고마워하셔야 해요….” 예쁜 포장지가 또 키스를, 아니 도련님이 또 키스를 또 퍼부었다. “아델, 한 번만 더 해도 돼?” “아까 분명… 마지막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렇지만,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서운 거라잖아.” 아… 신이시여. “그게, 도둑놈이 할 말은…, 아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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