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사귀는 게 정말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그의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혔다. “그게 저로서는…….” “상사로서 내가 쓸 수 있는 특권이 여러 가지란 것만 알아 둬.” 이번엔 미소 대신 두 눈을 가늘게 뜨면서 짐짓 겁을 주듯 말하더니 나직하게 덧붙였다. “매일 야근하는 건 어때? 최 비서는 다른 데로 보내 버리고 당신과 나 둘이서만.” 헉! 지윤이 숨을 삼키자 성우의 입매가 곡선을 그렸다. “당신이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염두에 두는 게 좋을 거야. 뭐라 그랬더라? 직원을 한 방에 아웃시킬 만한 파워가 있다고 했던가.” “하지만 그땐!” “서지윤 대리.” “……네.”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답하는 지윤을 응시하던 성우가 그 어느 때보다 유혹적인 미소를 띤 채 느릿하게 물었다. “나란 남자, 가져 보고 싶지 않아?” 치명적이었다. 지윤의 얼굴이 새빨갛게 불타올랐고, 짜릿짜릿하게 번져 가는 기운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얼마든지 가져도 돼.” 그의 얼굴이 좀 더 가까이 다가와 지윤은 숨을 삼켜야만 했다. 눈꺼풀을 깜빡이며 그를 보던 지윤은 서로의 코끝이 닿자 그만 눈을 감아 버리고 말았다. 어깨에 놓인 그의 손이 뒷머리를 감싸는 게 느껴지더니 그의 숨결이 입술을 간질였다. “난 언제든 당신의 남자가 될 용의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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