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모르는 남자와 보낸 단 한 번의 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던 인연이 일주일 뒤,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다시 시작됐다. 루프탑 바에서 만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 하주영. 이름조차 모르는 남자와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일주일 뒤, 새 직장 팀장으로 그가 나타났다. “브랜드전략팀 신임 팀장, 서정우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 그날 밤이 끝이 아니었다. 뇌로는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속절없이 이끌리는 마음에 주영은 혼란스럽다. 그러던 중 그날 하룻밤으로 인해 자신의 몸에도 변화가 생겼음을 알게 되는데…. * “……이름.” “응?” “이름, 안 알려줄 거야?”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풀린 눈동자 속에 내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그녀가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 것도 같았고, 슬픈 표정을 짓는 것도 같았다. “안 알려줄 거예요.” “왜?” “이름을 알면…….” 그녀의 검지가 내 입술 위를 톡, 건드렸다. 그리고 아주 느리게 속삭였다. “다시 찾고 싶어지잖아요.” 그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가슴 한가운데를 찔렀다.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여자는 알고 있었다. 이것이 하룻밤의 객기이고, 동이 트면 신기루처럼 사라져야 한다는 걸. 이름을 교환하는 순간 이것은 사고가 아니라 관계가 되고, 관계가 되면 복잡해질 게 뻔했다. “……그래.” 더 묻지 않았다. 그녀의 말이 정답이었으니까. 이름을 알게 된다면, 나는 미친 듯이 그녀를 다시 찾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뒤, 나는 헤매지 않고 쉽게 그녀를 찾았다. 아니, 찾은 게 아니라 그녀가 먼저 그곳에 있었다. 도착한 부서에서 그녀가 인사를 건넸다. “브랜드전략팀 하주영 대리입니다.“ 하주영. 그게 그녀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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