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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완결
로맨스

눈이 내리던 온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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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작품 소개

눈은 언제나 소리 없이 시작되었다. 마치 누군가의 숨결이 공기 속에 스며들듯, 세상은 어느 순간부터 차가워지고, 또 어느 순간부터 하얘졌다. 그날도 그랬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나는 목도리를 고쳐 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눈송이들이 천천히 방향을 잃고 떨어지고 있었다. 손바닥을 내밀자, 금세 녹아 사라질 작은 결정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의 눈은 차갑지 않았다. 아니, 차가웠을 텐데… 기억 속에서는 온기가 남아 있었다. “눈 오네.”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오랜 시간 마음속에만 남아 있던 얼굴이 서 있었다. 조금 어색한 미소, 겨울에만 입던 짙은 코트, 그리고 그때와 달라지지 않은 눈빛. “오랜만이야.” “……응.” 그 짧은 인사 사이로, 몇 해의 시간이 눈처럼 쌓여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나란히 걸었다. 발밑에서 눈이 뽀드득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 건, 침묵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서로 묻지 못한 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을까. “그때 기억나?”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눈 오던 날, 카페에서 나와서 한참을 걸었던 거.” 기억나지 않을 리 없었다. 손이 얼어붙을 만큼 추웠던 날, 그런데도 우리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 걸었다. 이유는 없었다. 그저 함께 있는 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을 뿐. “그날 너 손 엄청 차가웠어.” “그래서 네가 내 장갑 가져갔잖아.” 웃음이 났다. 아주 잠깐. 그 웃음 속에는 그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겹쳐 있었다. “이상하지.” 그가 말했다. “분명 겨울인데, 그때를 떠올리면 따뜻해.”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사람의 기억은 온도로 남는다는 걸, 나는 그를 통해 알았다. 말 한마디, 손끝의 감각, 눈 속에서 나누던 숨결 하나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마음 어딘가에 온기로 남는다는 것을.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눈은 더 굵어지고 있었다. 버스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잘 지냈어?” 이제야 묻는 질문. 너무 늦어서, 혹은 너무 조심스러워서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말. “응. 나름.” “다행이다.” 버스 문이 열리고, 따뜻한 공기가 흘러나왔다. 그는 타지 않았다. 나만 한 발짝 안으로 들어섰다. “눈 조심히 가.” “너도.” 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했다. 창문 너머로 그는 점점 작아졌고, 눈송이들이 그 사이를 메웠다. 그날 이후로도 눈은 여러 번 내렸다. 하지만 그날의 눈만큼, 온도를 가진 기억은 없었다. 나는 이제 안다. 사람이 떠나도, 그와 함께한 겨울은 마음속에 남는다는 것을. 차가운 계절 속에서도, 어떤 기억은 끝내 녹지 않는 온기로 남는다는 것을. 눈이 내리던 온도의 기억은 지금도 조용히, 나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작품 정보

〈눈이 내리던 온도의 기억〉은 희야님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노벨피아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노벨피아 2026년 1월 9일이다.2026년 10월 18일 기준 연재 회차는 노벨피아 65화다.

완결일은 노벨피아 2026년 4월 1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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