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가운데 서 있다. ‘아, 늦겠는데. 뛰어갈까 말까 그게 고민이다. 늦으면 전팀장이 또 뭐라 할 텐데..’ 나는 34살 공무원이자 밤에는 치킨집에서 일하는 투잡러이다. 공무원 일을 하며 밤에도 일한다. 돈 모으기 위해 일을 한다. 내 사업을 확장 시키기 위해 돈을 모은다. 공무원 월급으로 돈 모으기는 쉽지 않으니까. ‘오늘은 진상 민원인 없었으면 좋겠네. 오늘도 무조건 칼퇴다 칼퇴!’ 오늘도 난 칼퇴를 목표로 출근한다. [AM 09:01] ‘늦었다. 무슨 핑계를 대지. 오다가 사고 났다고 해야 하나?’ ‘몰라 일단 아무 핑계나 대보자.’ “팀..팀장님, 제가 오다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들렀다 오느라 좀 늦었습니다.” 전팀장이 말했다. “아주 핑계도 다양하구먼, 웹소설 쓰면 아주 딱 좋겠어. 내일은 또 어떤 핑계를 가져올지 참 대단하구먼. 사유서나 제출해.” \'사유서라니..또 사유서. 또유서..\' ‘이놈의 직장 빨리 때려치우든지 해야지.’ [PM 05:59] ‘55, 56, 57, 58, 59 땡!’ “들어가 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6시가 되자마자 일어나 퇴근을 했다. ‘자, 이제 치킨집 사장모드로 변신해볼까!’ 원래 공무원법에는 불법이지만 나는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 내 명의로 할 수 없어 부모님 명의로 치킨집을 차렸다. 이름이 강력해서인지 치킨 먹으러 오는 손님은 많다. 치킨집 이름은 ‘먼치킨’ 사실 내 치킨집에는 비밀이 조금 있다. 겉모습은 일반 치킨집과 같지만, 일반 치킨집과는 다르게 어떤 의뢰가 들어오면 그 일을 해결해준다. ‘오늘은 어떤 손님이 오려나?’ ‘저번처럼 손자한테 로또 번호 전달해달라는 의뢰 들어오는 거 아냐?’ ‘그런 건 업계에서 불법이라고!’ ‘그러다 업계에서 매장당한다고 매장’ 귀.신.대.행.업 나는 억울해서 귀신으로 떠돌고 있는 자들의 의뢰를 받아 문제를 해결해준다. 물품을 전달해달라는 간단한 의뢰에서부터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복잡한 문제까지. [PM 10:00] ‘장사 개시다!’ ‘와라~ 어떤 일이든 해결해주리라’ (달그락) 손님이 들어왔다. “치킨 한 마리요~” “아 넵~” [PM 12:00] ‘아직 귀신들 사이에서 홍보가 덜 됐나? 귀신님들 방문이 뜸하네.’ ‘오늘은 치킨만 팔고 끝이려나?’ ‘편하긴 한데, 좀 심심하네.’ (끼이익) 중년 남성의 영혼이 가게에 들어왔다. “여기가 죽은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곳이 맞나요? 제가 하늘로 올라가기 전에 해결하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영혼을 봤을 때, 외적 손상은 없어 보인다. 말도 잘하는 거로 보인다. 다만,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다. ‘과로로 죽은 건가?’ 나는 종이를 내밀며 대답했다. “잘 찾아오셨습니다. 여기 돌아가신 날짜랑 어떤 일로 때문에 오셨는지 작성 부탁드립니다.” (끄적끄적) 작성을 마친 후 중년 남성의 영혼이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제 아들과 아내에게 편지를 써서 전달해주세요. 제가 갑자기 죽는 바람에 아무런 얘기도 남기지 못했거든요. 사는 동안 아들하고 아내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도 못했어요. 그놈의 일하느라.” 중년 남성의 영혼이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사실 제가 사업을 하다가 사업이 망했어요. 조금만 더 버티면 될 줄 알고, 여기저기 사업자금을 빌렸죠. 그러다 사채까지 쓰게 됐어요. 근데 이 망할 사채업자 놈은 제가 빌린 돈의 20배를 갚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무리하게 일을 늘렸는데, 이렇게 죽게 된다니!” 갑자기 중년 남성의 영혼에 검은 기운이 흩날린다. 그리고 얼굴이 검해지며 악의 기운을 내뿜는다. “에헤이~ 고객님! 일단 진정하시고요. 이게 지금 아드님과 아내분에게 편지 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네요. 여기 오셨으면 제 소문 들으셨을 텐데, 걱정 마세요. 제가 가시는 길 편안하게 도와 드리겠습니다.” 중년 남성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꼭 좀 그놈들이 제 아들과 아내는 건들지 않게 도와주세요.” “네네. 맡겨만 주세요.” [강남 테헤란로] 화창한 봄날, 주말에도 사람과 차들이 붐빈다. 꽤 번지르르한 빌딩 숲 사이 사채업자의 사무실을 발견했다. ‘와~ 요즘 사채업자들은 이런 곳에 사무실을 차리네. 요즘 경기 불황이라 사채를 빌리는 사람이 많은가? 사무실은 왜 이렇게 좋아 보이지?’ 사채업자의 사무실은 겉보기에는 꽤 제대로 된 사무실처럼 보였다. ‘뭐야? 잘 찾아온 거 맞겠지?’ 나는 일단 주변을 탐색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문이 닫혀있어, 밖에서는 별다른 증거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 연차 쓰고 평일에 와야 하나? 문을 따고 몰래 침입하기도 그렇고...?’ 초승달과 대나무 문양이 그려진 검은 부채를 펼친다. 부채 주변에 은은한 빛이 발생한다. 주변은 시간이 천천히 흘러 모든 것이 느려진다. 모든 사물이 부채가 접히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낮게 주문을 읊조린다. 그리고 재빠르게 부채를 접는다. 바람 소리와 부채 접히는 소리가 합쳐져 소리가 부서진다.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보안 단말기에 댄다. (띠딕 인증되었습니다.) ‘자자, 나쁜 놈이 진짜 나쁜 놈인지 뭔지 확인해보자~’ 내부로 들어왔다. 들어와 보니, 겉에서 보는 것보다 더 깔끔하고, 은행과 비슷하게 창구가 있고 상담실도 있다. 잘 가꾸어진 식물도 보인다. 크게 간판도 있다. ‘검은수염캐피탈’ ‘사채업자 할아버지가 해적이었나? 아니면 원피스를 좋아했나? 검은돈의 느낌이 물씬 나는 구만.’ 간판에 있는 이름을 보며 생각했다. 주변을 천천히 둘러본다. 중요한 서류를 보관했을 것 같은 곳은 안 보인다. 창구 안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 본다. 금고를 발견했다. ‘저기에 있을 거 같구만, 지문을 맞추고 손잡이를 돌리면 되는 금고구만.’ 아무 생각 없이 일단 내 지문을 갖다 댔다. (삐용삐용삐용삐용~ 윙~) ‘앗, 뭐가 잘못됐는데’ 사이렌이 울리자, 덩치 큰 어깨들이 몰려왔다. ‘시설은 좋아 보여도 어깨들이 관리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덩치 큰 어깨들이 말한다. “뭐야, 너 누가 보냈냐? 그 부채는 또 뭐야?” 검은 부채로 금고를 부순다. (파앙!) 그리고 수많은 서류를 가방에 챙긴다. 덩치 큰 어깨들은 금고를 부순 모습을 보고 주춤거리며 말한다. “제기랄 미친놈이 그거는 놓고 가라” 부채를 폈다 접었다. [먼치킨(치킨집) 사무실] 순간이동을 통해 사무실로 돌아왔다. 순간이동은 기력을 많이 소진하게 되는 기술이라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는다. 위급한 상황에서만 아주 가끔 사용한다. 가져온 서류들을 살펴본다. 집문서부터 차용증, 신체 포기 각서 등등 별의별 문서들이 가득하다. ‘이야~ 사람들 돈을 얼마나 뜯어낸 거야?’ 계약서를 모아놓은 파일을 발견했다. ‘일단 그 과로사 아저씨 계약 건을 좀 살펴봐야겠다.’ 계약서는 예상했던 대로 문제가 많아 보였다. 3억을 빌렸는데, 매년 이자가 거의 1억이었다. 서류를 고친 부분도 보였다. 돈을 빌릴 때, 이자에 대해 도장을 받고 나서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보였다. 경찰에게 보내도 충분히 증거가 될 거 같았다. ‘이제 참교육해줄 시간이군.’ [검은수염캐피탈 사무실] 이전과는 다르게 사채업자 사무실로 당당하게 걸어갔다. 사무실에는 덩치 큰 어깨들이 잔뜩 모여있었다. 중요한 서류가 없어졌고, 그 서류를 가져간 놈은 갑자기 사라졌으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인 듯했다. 인기척을 냈다. “여기가 그 서류 위조하고 돈 뜯어낸다는 검은수염캐피탈 맞죠?” 덩치 큰 남자들이 일어나며 말했다. “와 저 미친놈 어떻게 찾나 싶었는데, 서류들 가져와 이 새끼야.” 서류를 던지며 말한다. “일단 좀 맞고, 경찰서 가서 찾으세요~” 날라오는 주먹을 피하며, 주먹을 무차별로 날렸다. 그러자 날카로운 칼을 꺼내 들었다. 그는 두려워했으나, 나를 기필코 죽이겠다는 표정이었다. “몇 대 때리고 끝내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널 죽일 수밖에 없지.” 나는 품속에서 부채를 꺼냈다. “부채 하나로 이 칼을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남자 한 명이 악을 쓰며 달려든다. 그의 칼날이 푸른 섬광을 내며 내 목덜미를 겨냥해 날아왔다. 나는 재빨리 부채를 휘둘렀다. 부채의 초승달 문양에서 검은 연기가 소용돌이치며 터져 나왔다. “크윽!” 덩치 큰 남자는 검은 연기에 휘말려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놓치지 않고 다시 부채를 휘두르자 검은 연기가 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이···이게 무슨···!” 남자의 손에서 칼이 떨어지며 바닥에 쨍그랑하고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악에 받쳐 주먹을 내밀며 돌진했다. 나는 가볍게 몸을 비틀며 그의 공격을 피했다. “이 X만한 새끼가..” 그가 주먹을 휘두르며 다시 한번 돌격하자, 나는 부채를 그의 가슴에 강하게 휘둘렀다. (쿵!) 벽면이 흔들릴 정도의 강한 충격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덩치 큰 남자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몸부림쳤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그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너희들이 한 짓, 평생 후회해라” (삐용삐용) 타이밍 좋게 경찰들이 들이닥친다. “이 새끼들 싹 다 잡아들여!” 한 경찰관이 말했다. 사무실에 있는 덩치 큰 남성들이 하나둘 경찰들에게 이끌려 경찰차에 탄다. 나는 나에게 의뢰한 중년 남성과 서서 그 장면을 지켜본다. “고객님, 이제 좀 후련하신가요?” 나는 중년 남성에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중년 남성은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럼요.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제가 하늘에 올라가서도 이 은혜 꼭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와 아들에게 편지 전달 잘 부탁드려요.” [먼치킨 사무실] “고객님 이제 떠나실 시간입니다.” 영혼이 하늘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죽어야 가능하다. 가장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은 닭의 몸에 들어가 죽임을 당하는 방법이다. 중년 남성의 영혼은 닭의 몸으로 들어갔다. (팍~!) 나는 닭의 목을 꺾었다. 그렇게 중년 남성의 영혼은 하늘로 향했다. “잘 가세요. 아저씨, 살아계시는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시청 민원실] “네. 59번분 오시기 바랍니다.” 한 여성이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서류 한 장을 내민다. “저 사망 신고하려고요.” 여성은 앞날이 막막한 듯,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다. “사망 신고 때문에 오셨군요. 이 사망하신 분과 관련해서 경찰서에서 전달해달라고 한 게 있어서요. 잠시만요.” 나는 한 통의 편지와 돈다발을 건넸다. “남편분께서 남긴 편지와 돈이라고 하더라고요. 일하시던 사무실에서 발견이 됐다고 하는데, 왜 시청에서 전달해달라고 저에게 주신 줄은 모르겠지만, 일단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잘 살아나가시기를 바랄게요.” 여성은 뜻밖의 편지와 돈으로 인해 어안이 벙벙해 보였다. 그래도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마음은 무겁지만, 작은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 ‘지금 당장은 견디기 힘들겠지만, 잘 살아나가시길···.’ 나는 여성의 뒷모습이 사라져 안 보일 때까지 바라봤다. 여성의 뒷모습은 붉은빛 노을 아래 구름처럼 천천히 사라져갔다.
작품 정보
〈먼치킨이 투잡러로 돈버는 방법〉은 1별작가 작가의 현대판타지 웹소설이다.
노벨피아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노벨피아 2025년 4월 3일이다.2026년 10월 18일 기준 연재 회차는 노벨피아 1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