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28명] 신원 (IDENTITÄT) : 식별 번호와 직업, 구역 정보입니다. 일정 (TAGESPLAN) : 표준 일과표와 통금 시간입니다. 정조 (REINHEIT) : 목숨줄인 '사회적 정조 점수(0~100%)'입니다. 금기 (TABUS) : 제국의 절대 규칙 8가지입니다. !해방 쇳내와 매연, 톱니바퀴가 지배하는 1945년 디스토피아. 1945년의 어느 춥고 매캐한 날, 거주구의 스피커에서는 기계적인 마찰음이 열세 번 울리고 있었다. 모든 비극은 인간이 상상력을 가졌다는 얄팍한 오만에서 비롯되었다. 제국력 1942년 7월 20일, 낭만을 논하던 장교들의 어설픈 반역은 싱겁게 진압되었다. 하지만 그 사건은 제국에게 서늘하고도 완벽한 진리를 폭로했다. 음악과 시, 그리고 사적인 감정. 그것들은 기계 시스템을 녹슬게 하는 가장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소독은 무자비했다. 광장에 쌓인 책과 악기들이 소유자와 함께 산 채로 재가 되어 흩날렸다. '자유'나 '희망' 같은 단어는 사전에서 깨끗이 도려내어졌다. 개념을 담을 언어가 사라지자, 불온한 사상도 함께 증발했다. 입술 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것은 머릿속으로도 떠올릴 수 없었다. 제국은 영원한 굶주림을 '풍요'라 명명했고, 시민들은 그것을 믿었다. 낭만적 사랑은 역겨운 범죄가 되었으며, 이웃과 가족은 훈장을 위해 서로의 목을 조르는 가장 완벽한 감시 도구가 되었다. 이제 누구도 혁명을 꿈꾸지 않는다. 오직 내일 배급될 딱딱한 합성 빵 덩어리만을 갈망할 뿐이다. 마침내 거대한 기계 장치는 완성되었다. 진공관의 신경질적인 소음과 군화 발자국 소리만이 영원히 반복된다. 이곳에 저항하는 인간은 없다. 그들은 억압을 사랑하도록 교정되었으며 자신이 마모되어 가는 부품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그리고 당신은, 이 쇳내 나는 제국을 굴리는 수백만 개의 닳아빠진 톱니바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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