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만약 사서가 되지 않았다면, 너는 지금쯤 생판 모르는 남자와 결혼했을지도 모르지.” 깜짝 놀랐다. 사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어떻게 당신이 그걸 알고 있나요?” “네가 얘기했었잖아.” 필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사라를 봤다. 사라는 당황스러웠다. 그랬던가……? “이 나라에서는 너 정도의 나이라면 이미 결혼했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중류 귀족의 딸이라면 나름대로 혼담이 왔을 테지.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 오늘의 필은 매우 센 질문을 한다. 만년필에 관해서도 예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농담처럼 놀리는 용도로 언급하는 정도였다. 평소에는 더 가벼운 어조로 무던한 화제만 꺼내던 그가 오늘은 달랐다. “결혼은…… 지금으로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대답하니 필이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하고 사라는 말을 이었다. “만약 한다면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어요.” “연애결혼인가. ……상대는 있어?” “아니요, 아쉽지만 아직 없어요.” “그렇다면 나와 연애를 해 보는 건 어때?” “사양하겠습니다.” 즉각 대답하자, 필이 벌레라도 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대답이 너무 빠르잖아. 하다못해 얼굴을 붉히거나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내가 비참하지.” “제 알 바 아닙니다. 그런 반응을 기대한다면 다른 여자를 꼬시는 게 어때요?”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어떡해. 평범한 여자는 결혼 상대를 찾는 일에 필사적이라고. 게다가 나는 잘생겼고, 뭐…… 그럭저럭 돈도 있어. 거기에 내가 왕족과도 친분이 있다는 것까지 알면 여자들은 눈빛이 달라지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듯이 필이 자화자찬을 시작했다. 하긴 결혼 적령기의 여자가 보면 그는 엄청나게 매력적인 상대일 것이다. 그의 출신에 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자유로운 성격을 가장한 모습에서도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는 것이 이모저모 보였다. 그런 필이야말로 혼담이 속속 들어오고 있지 않을까? 이 남자라면 뺀들뺀들 잘 도망칠 것 같지만. 특정한 상대를 만들지 않는 날라리. 그래도 좋다고 알면서 다가오는 부인들. 소문으로 듣던 어른들의 세계다. 사라는 아직 그런 관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도 언제까지나 이대로 있을 수는 없겠지. 왕자의 가정교사도 몇 년이나 계속할지 모르고, 집안도 대단한 집안 같으니 친족들도 애태우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있으면 왕족이나 귀족 영애를 알 기회가 필연적으로 많아진다. 어쩌면 그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결혼 상대를 찾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진의를 파악할 수 없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여자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런 여자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면 한번 보고 싶네. 사라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고조가 없는 어조로 말했다. “어쨌든 지금 저는 사서 일과 책밖에 관심이 없습니까요.” “정말로 특이한 여자야.” 필이 어이없다는 듯이 탄식했다. 그리고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그럼 만약 만년필의 남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할 거야? 너에게 반했다며 프러포즈를 한다면?” ***** “너는 왜 나한테 반하지 않는 거지?” 오랫동안 꿈꿔 온 궁중사서가 된 사라는 일에 전념하기 위해 아름다운 미모를 숨긴다. 도수 없는 안경과 수수한 옷차림의 평범한 모습으로 바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라. 어느 날 그녀는 어린 왕자의 가정교사인 필을 만나게 된다. 항상 많은 여성에게 둘러싸여 성내의 난봉꾼이란 소문이 도는 필은 사라를 맘에 들어 해 몇 번씩이나 장난스러운 말투로 구애를 펼치고, 생각 외로 박식하면서도 비밀스러운 그에게 사라는 점점 끌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때, 자신을 원망하는 누군가에 의해 최음제를 먹게 된 사라. 때마침 필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다!
작품 정보
〈궁중사서의 매우 달콤한 수난〉은 스가하라 류·하루나 유우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슈가 노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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