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괜찮아?” “아프지 않아요.” “싫어할 줄 알았는데.” “싫지 않은걸요.” 사람이 만지는 게 싫지는 않았다. 사람 손이 닿는 것은 오히려 내 바람이기도 했다. “겉보기에 멀쩡하면 누구라도 좋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그 정도로 멍청하고 음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네 상대는 쾌락만을 주고, 봉사하는 자들뿐이겠지.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 너희들에게 세금을 바치기 위해 몸을 파는 아가씨들의 고통도 모르고 말이지.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마.” 그의 눈이 빛나는 듯했다. 이 눈은 자주 보던 눈이다. 이 사람은 나를 만지고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아까 그는 자신이 무섭냐고 했지만, 익숙한 것을 무섭다고 생각할 리 없다. 무섭다고 생각하는 시기는 이미 예전에 지나갔다. 이런 눈을 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처음 느끼는 커다란 손이 아까부터 나를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공포가 아니라 뭔가 좀 더…… 처음 느껴 보는 감각이다. 하지만 그런 약간의 이변보다도, 그의 손에서 다시 큰 감각이 주어졌다. “아…… 무슨……?” 가슴을 잡고 있던 손이 천천히 움직였다. “아…… 아…….” 잡혀 있는 것이 아니다. 가슴 봉우리를 잡고 주무르고 있다. 가슴이 남에게 잡혀 본 적은 없었다. 몸 자체가 남에게 만져진 적도 없지만. 그런데 어째서 가슴일까? 봉긋 솟아올라서 잡기 쉬워서일까? 아픔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가 마음대로 하게 두었다. 거기에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는 험악한 얼굴을 하면서도 내 가슴을 계속 주물러서, 얇은 가운을 통해 손가락을 느꼈다. 손가락은 가슴 끝을 건드렸다. “아…… 응…….” 무심코 새어 나온 내 소리에 놀랐다. 비음이 섞인 달콤한 소리. 그리고 몸 안에서 질주하는 처음 느껴 보는 감각. “모르는 남자가 가슴을 주물러도 쾌락을 얻는 건가?” 차가운 목소리는 아마 지금 나온 내 소리를 비난하는 거겠지. 아직 조용히 하라는 명령이 이어지고 있는 건지도 몰라. 혼나지 않도록 나는 입을 다물었다. “지적받고 나서 부끄러워해도 본질은 숨길 수 없어. 이게 기분 좋은 거지?” 그는 가슴을 다시 만지작거렸다. ……기분 좋아? 이렇게 등에서 오싹하고 한기가 드는 것이 기분 좋다고 하는 건가? “기분…… 좋아요…….” 솔직히 말하는 편이 혼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말했는데, 그의 입이 삐뚤어졌다. “기사에게 봉사 받고, 매일 밤 상대를 갈아 치운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소문……? 내가……?” 내가 다른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네 귀에는 들어오지 않은 모양이군. 하지만 모두들 너를 잘 알고 있지.” “저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는데요?” “설령 얼굴을 마주한 적은 없었더라도, 모두 알고 있어. 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런 건가? 모르는 사람이 나를 알고 있다고? 나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러니까 더욱 깨닫게 해 주겠어. 쾌락이나 오락이 아니라 유린당하고 짓밟히는 고통을.” 강한 힘이 나를 돌바닥으로 밀어 눕혔다. ***** 사랑하고 있어. 그렇지 않으면 안지 않아. “제대로 알려주지. 유린당하고 짓밟히는 것의 괴로움을.” 탑에 사는 루시아는 어느 날 밤, 숨어든 사내에게 미지의 쾌락과 고통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그 행위의 의미를 몰랐다. 다시금 탑을 찾아 온 그, 아반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게 된다. 아반의 손길에 다시 한 번 닿기를 염원하는 루시아. 하지만 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아반은 오히려 거절하게 되는데……. 두 사람만의 농밀한 시간 속에서 감정은 점점 커져만 간다!
작품 정보
〈갇힌 공주와 검은 제왕〉은 이케가미 사쿄·히자키 유우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슈가 노블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4 늘어 누적 72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