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성룡력(聖龍曆) 422년, 국왕 델카다르 3세 제위 18년. 하늘의 법도를 세운 성룡의 가호는 희미해졌고, 왕국은 마왕의 위협보다 무서운 내부의 부패로 인해 안쪽에서부터 서서히 문드러지고 있다. 영웅들이 찬란한 갑옷을 닦으며 허황된 명예를 논할 때, 백성들은 규정의 빈틈에서 굶주림과 역병으로 죽어간다. 주인공 카를(Karl)은 서른여섯의 나이에 뒤늦게 관직에 오른 '제4계위 기록관(Archivist of the Fourth Rank)’이다. 화려한 성검 대신 낡은 깃펜을 든 그는, 왕국의 붕괴를 숫자로 치밀하게 갈무리하는 비정한 관찰자다. 군 복무 시절의 상흔인 만성적인 어깨 통증을 진통제로 억누르며, 그는 아무런 배경도 없는 변방의 기록처에서 자신만의 지독한 인내를 벼려낸다. 마물들의 무자비한 습격으로 기록처가 비명과 선혈에 휩싸이던 밤, 카를은 타오르는 서고 속에서 붉은 유리구슬 하나를 발견한다. 그것은 어느 이름 없는 노병이 평생 진짜라고 믿으며 닦아온 조잡한 ‘가짜’ 레드 오브였다. 평생을 침묵과 무시 속에 견뎌온 카를은 그 찰나의 빛을 자신의 성스러운 소명으로 받아들이는 기묘하고도 필연적인 선택을 내린다. 그것은 운명이 점지한 선택이 아니었다. 자신을 억눌러온 세상을 향해 휘두를 가장 정교한 **‘자발적 기만’**의 시작이었다. 이제 카를은 비루한 기록관의 로브를 벗어던지고, 스스로를 ‘용사’로 재정의하며 무너진 세상의 틈새로 걸어 들어간다. 99% 순도의 정교한 행정 전술과 병참의 힘으로 무장한 가짜 용사. 그는 전설 뒤에 남겨진 자들을 규합하여 왕국이라는 거대한 기계를 자신의 방식대로 재편하기 시작한다. 용사가 마왕을 베는 신화는 끝났다. 이제는 기록되지 않은 자들이 써 내려가는, 가장 비정하고도 처절한 생존의 연대기가 시작된다.
작품 정보
〈가짜 오브 연대기 : 남겨진 자들의 용사〉는 원석_611 작가의 판타지 웹소설이다.
노벨피아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노벨피아 2026년 2월 17일이다.2026년 10월 18일 기준 연재 회차는 노벨피아 13화다.